‘임금 교섭 진통’ 삼성전자 파업 D-1, ‘단체 연차’ 파업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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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업 임박, 투쟁 규모 따라 반도체 생산 차질 
전삼노, "실세 정현호, 불성실 교섭 노동조합 무시"
"사업지원TF 수장 정현호 부회장이 교섭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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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5월 29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유튜브 캡처

오는 7일 삼성전자의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앞두고 당일 연차 파업 참가 규모와 반도체 등 생산 차질 가능성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만8,400여 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단체 연차 사용을 독려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에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창사 이래 첫 파업, “영향 미미할 것”

5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삼노 파업이 삼성전자 D램, 낸드플래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업이 하루에 불과한 데다 징검다리 연휴로 이미 일부 직원이 휴가를 신청해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자동화 생산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정했다. 하지만 전삼노는 이에 반발하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전삼노 조합원 중에는 지난해 15조원에 이르는 적자로 성과급을 받지 못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파업에 동참할 정확한 인원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연가 투쟁과 관계없이 당일 연차를 쓸 삼성전자 직원이 많을 수 있어서다. 7일은 현충일(6일)과 주말 ‘샌드위치 휴일’ 사이에 낀 금요일이어서 평소에도 많은 직장인들이 연차를 내는 날이다. 전삼노가 연차 파업일을 정할 때 이런 ‘착시 효과’까지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례를 보면 당일 연차 사용 직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주말과 현충일 사이에 평일이 낀 월요일이었는데 이때 연차를 사용한 직원이 수만 명에 이르렀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삼성전자 측은 전망하고 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총파업에 이를 경우에는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반도체 공장의 경우에는 파업 참여 인원이 늘어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전삼노 조합원 대부분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소속이다. 앞서 전삼노 측은 “아직 소극적인 파업(연차 파업)으로 볼 수 있지만, 단계를 밟아 나가 총파업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삼노 측 “응답하라! 정현호 부회장”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올해 임금 협상을 위해 지난 1월부터 8차례 본교섭을 포함한 9차례 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3차 조정 회의까지 진행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파업 선언 전 마지막 교섭이었던 지난달 28일 8번째 본교섭에서는 전삼노가 요구한 사측 인사 2명의 교섭 배제 등을 놓고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파행을 맞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 측은 삼성전자에서 이재용 회장이 아닌 정현호 부회장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전삼노는 TF장인 정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며 각종 행사의 구호에도 ‘응답하라! 정현호 부회장’이라는 문구를 담았다. 지난달 24일 집회에서도 정 부회장과의 만남을 요청하며 응답을 촉구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옛 미래전략실(미전실)인 사업지원 TF가 건물 40층과 41층에 위치해 있는데, 정 부회장이 모든 것을 관장하고 있다”며 “정 부회장과의 대화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 위원장은 “노동조합과 회사와 교섭에서 서초의 결정으로 재충전 휴가에 대한 논의가 전면 중단됐다”며 “성과급 지급 기준도 LG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정하고 있는데, 우리는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에 따라 지급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내도 성과급을 줄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도 “오늘 정현호 부회장과 이재용 회장은 DSR 사업장에 갔다고 한다.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서 노동조합과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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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사업지원 TF’에 쏠리는 눈

정 부회장은 미국 하버드 MBA 유학 때부터 이 회장과 연을 맺은 최측근으로 꼽힌다. 과거 삼성전자 비서실부터 전략기획실, 미전실을 두루 거쳤고 이 회장 경영 수업이 본격화한 시기부터 계속해서 그룹 전반 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미전실 해체로 사임했다가 2017년 말 삼성전자가 사업지원 TF를 출범하자 사장직으로 복귀했고 현재까지 7년째 실질적인 그룹의 2인자로 통하고 있다.

이 기간 정 부회장이 영전하며 TF는 부회장급 조직으로 격상했는데 이사회 중심 경영을 내건 삼성전자의 거버넌스 왜곡과 맞바꾼 악수란 평이 뒤따랐다. TF가 그룹 전반 전략적 판단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미등기 임원인 정 부회장이 이사회를 대신해 책임을 질 필요는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과 TF가 이 회장 공백기 기간에도 아무런 결정을 내려주지 않자 누적된 내부 불만은 ‘사업지연 TF’ 또는 ‘계열사 유리천장’이란 자조적 표현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7년 하만 이후 대형 M&A 명맥이 끊긴 것부터 자체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개발팀 해체와 같은 프로젝트 중단,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응 실기와 범용 D램 공정 전환 지연 등 많은 과정에서 ‘재무통’인 정 부회장과 사업지원 TF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M&A의 경우 대체로 보고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지지 않았고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 전략은 비용 문제를 이유로 반려됐다는 것이다. 전부 현재 삼성전자 안팎에서 불거진 위기감과 맞닿아 있는 사안들이다.

이 같은 TF 관리 체제의 부작용은 주력 사업의 초격차가 유지될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2022년 갤럭시 시리즈의 성능 조작 사태 이후 대응 실패를 시작으로 매년 적신호가 켜지자 내부 분위기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자계열 관리를 넘어 삼성전자가 초격차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도 TF가 유리천장으로 작용했다는 점이 시차를 두고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도 오랜 TF 체제의 부작용이 위기로 이어졌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너를 대신해 판단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TF가 이사회를 관리하는 엇박자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의 위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당초 TF 체제는 이 회장 사법 리스크로 인한 부재를 대비해 만들어진 임시 컨트롤타워였다. 시장에선 지금이라도 이 회장이 직접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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