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 1.3% 깜짝 성장, 민간소비 호조는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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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출과 내수 기여도 각각 0.6%p, 0.7%p
올해 초 소비 둔화 예측한 한은 전망과 배치
정부 지출 증가, 기저효과 등이 영향 미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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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올해 1분기 1.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출과 내수가 각각 0.6%p, 0.7%p 기여하면서 2년 3개월 만에 분기 성장률 0%대를 벗어난 것이다. 다만 예상 밖 내수 호조를 두고 휴대폰 신제품 출시와 날씨 효과로 설명한 한국은행의 분석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제조업·건설업·서비스업 모두 직전 분기 대비 증가

5일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잠정치·전기 대비)이 1.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당초 전망치에 비해 각각 0.1%p, 1.2%p 낮아졌고 건설투자와 수출은 각각 0.7%p, 0.9%p 상향 수정됐다.

세부 항목별 성장률을 보면 제조업 0.9%, 건설업 5.5%, 서비스업 0.9% 등은 직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부분이 모두 증가하며 전기 대비 0.7% 늘었고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의 영향으로 0.8%,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3.3% 증가했다. 수출은 IT 품목(반도체, 핸드폰),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1.8% 늘어났다. 반면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0% 줄었고, 수입 역시 천연가스, 전기장비 등이 줄면서 0.4% 감소했다.

실질 국민총소득은 567조5,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2.4% 늘어 실질 GDP 성장률 1.3%를 상회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무역손실이 줄어든 영향으로 직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뺀 값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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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과 내수가 성장에 기여, 정부 기여도는 0%?

1분기 성장률을 견인한 건 순수출과 민간소비였다. 순수출과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각각 0.6%p, 0.4%p로 나타났다. 건설투자 기여도도 민간소비와 같은 0.4%p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7%p로 순수출을 웃돌았다. 내수의 기여도가 수출을 앞선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1년 만이다. 반면 정부소비의 기여도는 0.1%p, 정부투자는 -0.1%p로 정부소비와 투자를 합치면 정부의 1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0%p로 나타났다.

이 같은 민간소비의 성장세에 한국은행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최근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이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은 예견됐지만 내수의 성장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은 올해 초 ‘최근 민간소비 흐름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부터 민간소비 회복 동력이 약화했으며 향후 회복 속도도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휴대폰 신제품 출시로 소비를 끌어 쓴 부분이 있고 날씨 효과로 소비자들의 야외 활동이나 건설경기에 영향을 준 부분도 있다”며 “특히 정부의 이전지출이 많이 늘어나서 소비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재정지출 자료가 늦게 전달되는 부분이 있어 해당 요인을 좀 놓친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 ‘민간소비 호조’ 두고 통계청 자료와 엇박자

하지만 한은이 언급한 요인만으론 민간소비의 급증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분기 월별 소매판매 상승률(전월 대비)은 1월 0.8%, 2월 -3.1%, 3월 1.6%로 나타났으며, 1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3.1(2020년=100, 계절조정기준)로 직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한은의 언급한 휴대폰 등 통신기기·컴퓨터와 의복의 판매지수가 각각 5.6%, 3.1% 증가했지만, 이는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일부 비내구재가 감소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단순 재화로만 보면 민간소비는 오히려 감소했다.

휴대폰의 소비 부양 효과를 두고도 이견이 나온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휴대폰이 포함된 통신기기 및 컴퓨터 판매액은 1분기 기준 7조8,591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통신기기·컴퓨터 판매액은 지난해 4분기 8%나 증가했지만 올해 1분기는 보합(0%)을 기록했다. 통계 구분상 휴대폰 외 여러 품목이 포함됐음을 감안하더라도 휴대폰 출시를 통한 소비 진작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민간소비 호조의 원인이 서비스업에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통계청의 소매판매 지표는 재화 부분만 다루기 때문에 현재 서비스 소비 관련 지표는 공시된 바가 없다. 다만 1분기 서비스업 생산을 보면 직전 분기 대비 0.8% 증가하면서 4분기 증가율 0.3%를 크게 웃돌았다.

문제는 이 총재가 언급한 ‘야외활동 증가’인데, 해당 요인이 주로 적용되는 숙박·음식점업의 생산지수는 1.3% 증가에 그쳤으며 예술·여가 관련 생산지수는 2.7%나 감소했다. 오히려 생산지수 가중치(174.9)가 높은 금융·보험업이 서비스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로 금융·보험업 생산지수는 직전 분기 대비 4.8%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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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인 내수 회복, 향후 지속될지 두고 봐야

예상 밖 내수 호조의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전지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1분기 정부 총지출 규모는 212조2,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3월에만 85조원 넘게 집행하며 월간 최고치를 경신했던 만큼 소비 진작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도 1분기에만 올해 예산 25조1,000억원의 35.4%인 8조9,000억원을 집행했다. 공공기관 투자 10조1,000억원 등도 건설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간이 주도한 성장’이라는 분석과 달리 정부의 기여가 상당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기저효과 역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민간소비 성장률을 살펴보면 1분기 0.6% 이후 2분기 -0.1%, 3분기 0.3%, 4분기 0.2%를 기록했다. 지난해 소비 성장세가 미약했던 만큼 올해 1분기 소비 회복세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건설투자도 지난해 4분기 -0.7%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큰 폭으로 끌어내린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분기 내수 회복은 일시적인 요인 영향이 크며 향후 회복세가 지속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내수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기에는 난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설수주는 2022년 10월 35.4% 줄어든 이후 대체로 감소세를 이어왔고, 올해 2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4.1% 감소했다. 건설수주는 향후 건설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표로 1년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에 반영되기 때문에 2분기에도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 요소다. 현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넘어 3%대를 이어가는 가운데, 1분기 ‘깜짝 성장’으로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물가 상승세와 경기 회복에 연내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까지 제기된다. 이렇게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된다면 가계의 소비 여력과 기업의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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