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규모인데 중학교가 없다? ‘저출생 직격탄’ 둔촌주공, 중학교 신설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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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단지 내 중학교 부지 공공 공지로 전환 검토
둔촌주공 중학교 신설 무산에 학부모들 반발
학령인구 감소가 낳은 해프닝, 입주 포기 발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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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아파트 시공 현장/사진=둔춘주공 시공사업단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이 입주를 앞두고 단지 내 중학교 신설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저출생 직격탄으로 중학교 신설이 사실상 무산되면서다. 예정된 중학교 부지가 공공 공지로 전환된다는 소식에 입주를 앞둔 학부모 사이에선 “입주를 포기하겠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둔촌주공, ‘단지 내 중학교 신설’ 무산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둔촌주공 단지 내 중학교 신설이 예정된 학교 용지를 공공 공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해 10월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 등을 통과해 학교 설치가 확정된 경우에만 정비 계획상 ‘학교 용지’로 결정하는 ‘학교 용지(시설) 결정 개선 방안’을 수립했다.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에서 학교 신설 관련 ‘부적정’ 결정이 나온 만큼 해당 부지를 학교가 아닌 공공 공지로 전환할 방침이다. 공공 공지는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땅을 의미한다. 향후 단지 입주가 진행되면 나중에 용도를 정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둔촌주공은 85개동, 1만2,03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돼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둔촌주공의 단지 내 중학교는 2014년 조합과 교육청이 학교 용지 기부채납 협약을 맺으면서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이 아파트 단지에는 현재 위례초·둔촌초와 동북 중고교가 있는데 이에 더해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교육청과 조합이 협약을 맺은 것이다. 강동구에 따르면 1만2,032가구가 입주하면 중학생 수가 약 1,096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인은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실제로 분양 당시에도 단지 내 학교를 염두에 두고 청약에 나선 계약자가 대다수였다. 그런데 교육부가 2020년 중앙투자심사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설립 수요가 없다며 중학교 신설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입주 예정자들의 강력한 학교 신설 촉구로 서울시 교육청은 도시형 캠퍼스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결과에 반하는 내용으로, 분교 형태의 ‘도시형 캠퍼스’ 건립도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렵게 됐다. 이런 가운데 정비업계에선 서울 내 대형 재건축 단지들이 정부의 방침대로 학교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한다. 6,00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도 앞서 중학교 용지를 공공 공지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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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재건축 사업현장/사진=서울 강동구

인근 중학교 이전 계획도 물거품

앞서 서울시는 둔촌주공 인근의 한산중학교를 기부채납 부지에 이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했으나 둔촌2동, 성내동 주민들의 반발로 동력을 잃은 바 있다. 지난해 6월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서울시 교육지원청은 단지 건너편의 한산중을 단지 내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냈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한산준 학군의 둔촌 2동과 성내 3동 주민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고 이후 교육지원청이 ‘갈등조정협의체’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둔촌동 주민들은 여전히 논의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한산중의 한 학부모는 “통학 거리가 크게 멀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집에서 길을 건너지 않고 통학할 수 있지만 이전 후에는 길을 건너야 한다”며 “교통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에게 통학 시 길을 건너야 하는지 여부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학교를 신축 단지로 옮길 것이 아니라, 신축 단지에서 기존 학교로 통학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학군과 통학권이 전세 수요와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는 점도 맹점으로 거론된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자녀의 학교에 따라 전세를 옮겨 다니는 전세 세입자들이 많은데, 단지 안에 학교가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며 “기존 주민들의 경우 반발할 수밖에 없고, 둔촌주공은 입주민 대다수가 신혼부부와 어린 자녀를 둔 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어 학교 마련이 절실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저출생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한 해 태어나는 출생아수는 40만 명대였으나 올해는 이의 절반 수준이다. 학령인구 감소가 가파르다 보니, 10년~20년 전 학교용지를 확보해 놓은 재건축 단지들은 비상에 걸린 모습이다. 기부채납한 학교 용지에 학교를 지을 수 없게 된 만큼 재건축 사업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재건축 사업지인 방배5구역(디에이치 방배)가 초등학교 부지에 체육 복지시설을 조성하기로 한 것도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교육청이 신설을 추진하고 어렵다고 밝히면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분양 때 학교를 기대했던 입주 예정자들에겐 배신처럼 느껴질 수 있는 문제”라며 “둔촌주공이 이 정도로 문제가 될 정도면 향후 재건축하는 단지들도 비슷한 갈등을 겪게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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