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 인수한 위닉스, 정상화 자금 확보 가능할까

pabii research
기업회생 플라이강원, 가전업체 위닉스 품에 안긴다
AOC 재발급 등 경영정상화 자금 1,000억 소요 전망
위닉스 현금 보유고 100억 불과, 사업 시너지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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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모(母)기지로 둔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의 새 주인으로 위닉스가 확정됐다.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1년여 만으로, 이르면 7월 초 인수 절차가 완료될 예정이다. 오랜 난항 끝에 만난 새 주인이지만 일각에선 회의적 견해도 나온다. 위닉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인수에 필요한 자금에 못 미쳐 외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한 데다 양사의 사업적 시너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르고 있어서다.

가전 제조업체 ‘위닉스’, 플라이강원 인수 확정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닉스는 플라이강원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됐다. 이에 위닉스는 이달 중으로 관계인(채권단 및 주주) 집회를 열어 인수합병(M&A) 회생계획안 가결과 회생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절차를 거쳐 플라이강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달 16일 플라이강원이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조건부투자계약 허가신청을 법원에 제출했고 이튿날인 17일 위닉스가 플라이강원의 신주발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400만 주를 200억원에 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하면서 우선 매수권자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날 위닉스는 플라이강원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고 계약금 명목으로 인수대금의 10%인 20억원을 예치하기도 했다.

스토킹 호스는 매각 측이 가계약 방식으로 예비 인수자에게 우선 매수권을 부여한 뒤 공개 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과 다시 인수가격을 경쟁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본입찰에서 스토킹 호스 우선 매수권자로 선정된 기업(위닉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제3자가 나타나면 매각 대상 기업(플라이강원) 측에서는 동일한 조건의 인수 의향을 우선 매수권자에게 제시한다. 이때 우선 매수권자가 이를 수락하면 최종 계약이 체결되고, 수락하지 않으면 계약은 해지된다. 추가 입찰자가 없으면 스토킹 호스 우선 매수권자가 최종 계약을 맺고 인수 절차를 밟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진행된 플라이강원 본입찰에서 추가로 입찰 서류를 제출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플라이강원의 최종 인수권은 자동적으로 위닉스의 손에 들어갔다. 플라이강원은 같은 날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위닉스를 최종 인수자로 선정하겠다’는 내용의 허가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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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강원의 회생 절차도 마무리 수순

이와 함께 1년가량 이어진 플라이강원의 기업회생도 마무리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플라이강원은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국내·국제선을 운항하며 중국 베이징·장춘·웨이하이 등의 운수권을 확보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양양공항의 낮은 수요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이로 인해 취항 1년 만인 2020년 317억원, 2021년 158억원, 2022년 3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플라이강원은 결국 지난해 5월 20일 셧다운(항공기 운항 전면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 보유한 항공기 전체를 반납하고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당시 법원은 플라이강원에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회생계획을 인가하기 전까지 M&A를 마무리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플라이강원은 M&A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시도해 왔다. 하지만 여러 차례의 매각 시도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6월부터 수차례 공개 매각에 돌입했으나 번번히 무산됐다. 지난해 말 진행된 2차 입찰에서 한 건설사가 인수 의향을 보인 바 있지만 자금 조달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아 최종 유찰됐다.

해당 건설사는 플라이강원의 인수대금은 200억원대에 불과하나 향후 운영 자금에 부담을 느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국내 유수 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잠재적 원매자로 지목됐지만 이 역시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인수자 찾기에 거듭 실패하자 업계에선 회생 절차 폐지와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법원이 플라이강원 채권단의 회생계획안 제출 연기 요청을 재차 받아들이면서 생명 연장에 성공했다. 당시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진하 양양군수 등도 서울회생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회생계획안 연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약 한 달 만인 지난 5월 위닉스가 깜짝 등판하면서 플라이강원의 경영 정상화를 기대케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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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국제공항 전경/사진=한국공항공사

정상화 자금 1,000억원 추정, 위닉스 실탄 충분하나

다만 플라이강원 정상화에는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을 비롯해 운항 준비 등에 소요되는 금액이 상당한 만큼 위닉스의 체력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 비용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비용은 대략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위닉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9억원, 유동 금융자산은 110억원에 불과하다. 결국 인수 대금에서부터 외부에 돈을 빌려야 하는 실정인 셈이다.

차입금 증가도 불안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위닉스의 올해 1분기 총 차입금 규모는 917억원으로 전년(711억원) 대비 206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단기차입금의 경우 470억원에서 731억원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 변제 기한이 도래하는 차입금으로, 단기차입금이 많을수록 기업의 유동성 리스크 커진다고 판단한다.

양사 간 시너지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는다. 가전제품 제조사와 항공사의 사업적 연결고리를 사실상 찾기 어려워서다. 지난해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한화그룹이 한화갤러리아를 인수 주체로 내세워 유통업의 포트폴리오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나섰던 것과는 상반된다.

물론 화물 운송의 개념에서 위닉스의 해외 수출 물량이나 부품 등을 운송하는 이점을 노릴 수도 있겠으나, 문제는 위닉스의 주요 거래국이 미국이라는 점이다. 플라이강원은 2022년 에어버스 중대형기 A330-200을 도입해 미국까지 운행 가능한 비행기를 보유하곤 있지만 이는 화물 전용이 아닌 벨리 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수송) 형태라 여객 수도 채워야 한다. 그러나 양양공항은 여객 이용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곳이다. 그렇다고 해서 거점 공항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 강원도가 지금까지 플라이강원을 살리기 위해 쏟아부은 투자금 등을 고려하면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

한 가지 호재는 플라이강원이 중국 운수권을 갖고 있다는 점인데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칭다오와 창춘 등은 중국 중에서도 황금 노선으로 분류된다. 다만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선 기재도 도입해야 하고 안정적 왕복 수요를 위해 해외 관광객의 국내 유치도 이끌어 내야 한다. 사실상 당장 수익을 내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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