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포럼] 일본의 무기 수출, 군사 대국화를 위한 전략적 포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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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기 수출 확대, 유럽 국가들과 F-X 전투기 공동 개발도
인도, 필리핀, 베트남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영국, 이탈리아, 호주에도 무기 수출
트럼프 당선될 경우 일본에 미국 무기 구매해라는 압박 심화되면서 수출 어려워 질 것 예상도

[동아시아포럼] 섹션은 EAST ASIA FORUM에서 전하는 동아시아 정책 동향을 담았습니다. EAST ASIA FORUM은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Australia National University) 크로퍼드 공공정책대학(Crawford School of Public Policy) 산하의 공공정책과 관련된 정치, 경제, 비즈니스, 법률, 안보, 국제관계에 대한 연구·분석 플랫폼입니다. 저희 폴리시 이코노미(Policy Economy)와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전후 평화주의에서 탈피해 일본이 최근 무기 수출을 늘리고 있다. 특히 F-X 전투기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내에서는 국제 안보에서 일본의 역할을 재조정하고 인도-태평양 일대의 안보 협력 중 일환으로 무기 수출을 해석하고 있다. 이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협력을 위해 국방비 지출을 NATO 지침에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은 평화주의자라는 국제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외교 전략 관점에서 무기 기술 이전을 진행해왔다. 지난 2014년 4월 아베 당시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국제 평화나 일본 안보에 도움이 되는 한 무기 이전을 허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전후 70년간 지속된 무기 수출 금지를 해제한 것이다. 당시 정해진 ‘3대 원칙’은 과거 공산주의 국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받은 국가, 군사적 충돌에 연루된 국가로의 무기 이전을 막던 정책을 폐기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Japan's PM Kishida visits USA
사진=동아시아포럼

일본의 무기 수출, 안보 협력일까, 군사 대국화를 위한 도전일까?

10년 후인 2024년 3월, 기시다 내각은 이탈리아, 영국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전투기를 군사 장비 이전에 합의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수출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어 빠르면 2020년에 노후화된 함대를 대체할 새로운 전투기를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미국산 F-4, F-15, F-35를 보유하고 있고, 양국에서 공동 개발한 F-2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그외 2010년부터 미쓰비시가 X-2 개발에 나섰고, 일본 항공자위대(JASDF)를 위해 미국에서 항공기를 추가로 구매하겠다는 의지도 표현한 바 있다.

무기 구입과 더불어 무기 수출 금지 해제 조치를 묶어 국제 관계 전문가들은 단순한 안보 협력을 넘어 군사 대국화를 위한 도전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2차대전 이후 군대 보유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 중 일부라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1950년대부터 무기를 생산해왔지만, 2010년대 이전에는 전세계 무기 수출 중 0.1%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의 대국굴기가 심화되면서 미국, 영국, 호주 등의 주요 역내외 군사 강대국들과 지역 안보 협력을 구축하는데 참여하면서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F-X 프로젝트, 기시다 정권의 군사·외교 정책 주춧돌

지난 2022년 12월, 일본은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한 3자 프로그램 구성에 합의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글로벌 전투 항공 프로그램(Global Combat Air Programme, GCAP)’이 탄생했고, BAE 시스템즈, 레오나르도, 미쓰비시 중공업 등 각 국의 방산업체들은 2025년에 6세대 F-X 전투기 개발에 착수해 2035년까지 인도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투기들은 초음속 스텔스 기능과 새로운 레이더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GCAP는 기시다 총리가 2027년까지 일본 방위기를 43조엔으로 대폭 증액할 것을 제안하면서 가시화됐다. NATO의 국방예산 기준치인 GDP 대비 2% 수치다. 영국, 이탈리아에 부족한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조건으로 국방예산 증액에 성공한 것이다. 때문에 일본은 NATO와의 유대 강화, 인도-태평양 안보 협력 체제와 연계 강화 등에 효과적인 외교적 지렛대를 갖추게 된 셈이다.

이어 2023년 12월에는 일본의 패트리어트 요걱 미사일 시스템을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수출도 가능해진데다, 우크라이나 지원 이후 고갈된 무기고를 채우는데 활용할 수도 있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의 일본의 군사대국화, 안보 태세 ‘정상화’를 우려하는 대목이다.

중국 억제와 일본의 군사력 증강

2023년 말에 일본은 필리핀과 군사 협력안도 내놨다. 대 중국 방위, 전쟁 억지력 강화를 위해 필리핀에 새로운 해안 감시 레이더 시스템 구축안을 제시했고, 6억엔의 보조금을 제공하는데 합의했다. 베트남과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중이다.

GCAP는 일본이 아시아를 넘어 NATO 기반 유럽 안보 체제의 일부로 들어가는데 중요한 포석이 되기도 했다. GCAP 덕분에 일본은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간 국제기구),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협력기구) 등에 핵잠수함 수출을 비롯한 주요 무기 수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은 전후 평화주의를 더 이상 해체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특히 F-X 수출 합법화를 오랫동안 반대해왔으나, 기시다 총리가 군사 분쟁 국가로 무기 및 기술 이전 금지 등 엄격한 수출 승인 조치를 내놓으면서 찬성으로 돌아섰다. 야당은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가 강하다.

일본 내부의 반대를 넘어 미국의 대통령 선거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에 일본의 동맹 기여도가 낮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무기를 사 줄 것을 사실상 강제한 바 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이미 주문했던 F-35 전투기 42대에 더해 추가로 105대를 더 주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무력화 시켰다. 바이든 정권 아래 일본이 무기 개발, 수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지만,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일본이 무기 수출 노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원문은 도쿄대학 사회과학 연구소(Institute of Social Science)의 세바스찬 매슬로(Sebastian Maslow) 연구원이 작성했습니다. 폴리시 이코노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Kishida’s arms exports aim to bolster Japan’s global military cooperation | East Asia Forum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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