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강화와 예산 삭감 사이의 아이러니, 정부의 의중은 무엇?

K-컬처 지원사격 나선 정부, MZ예술인도 함께 지원한다 인수위 시절부터 이어져 온 K-컬처 공약, 막상 예산은? K-컬처 산업 역량 여전히 부족해, 적극 지원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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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정부가 문화 디지털 혁신에 올해 3,277억원을 투입해 K-컬처 산업을 육성한다. K-컬처 산업을 ‘초격차 산업’으로 끌어올림으로써 미래 먹거리 산업 중 하나로 육성하겠단 전략인데, 막상 예산 규모가 하향 조정됐단 사실이 알려지며 정부의 방향성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이어져 온 공약이 사실상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문체부 “3,277억원 투입, K-컬처 경쟁력 강화할 것”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제1차 문화 디지털혁신 기본계획 2025’의 연도별 이행계획인 ‘2023년 문화 디지털혁신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사업계획을 7일 발표했다. 문화 디지털혁신 시행계획은 정부의 디지털 전략을 뒷받침하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K-컬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체 과제의 80% 이상이 국가전략과제에도 포함돼 있는 만큼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정책이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올해 총 3,277억원의 예산을 들여 118개의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먼저 K-컬처 산업의 발전을 위해 2,510억원 규모의 49개 세부 사업을 추진한다. 전통적 장르와 매체에서 벗어나 장르 융합적 인재와 상품, 서비스를 육성하고 민간분야 창작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문화자원의 개방을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초거대 인공지능, 디지털 플랫폼 등 핵심 분야 선도기술을 개발하는 투자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우리 문화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K-컬처 다변화를 위한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고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 유통 등 새로운 문화산업을 육성하는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신기술 콘텐츠 융·복합아카데미, 미래형 관광 인재 육성 등 디지털 융·복합 인재 2만1,000명을 양성하고 관광기업의 혁신바우처, 신기술 융·복합 콘텐츠 기업 지원 등 문화 관련 기업과 단체의 디지털 전환과 산업 성장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문화 분야 디지털 원천자원 개방을 위한 통합플랫폼 구축 △인공지능 활용 학습 데이터 개방 지속 확대 △콘텐츠 플랫폼 분야 기술개발 투자 강화 △저작권 침해 방지 및 보호 기술 개발 등도 함께 시행한다.

문체부, MZ 예술인 지원 정책도 함께 추진

문체부는 K-컬처 저변 확대를 위해 △서울예대 △이화여대 △중앙대 △KAIST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5개 대학과 ‘예술 및 문화콘텐츠 산업 인재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각 대학은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기초·응용예술 교류, 문화예술·콘텐츠 교육 및 전문 인력 육성, 문화예술·콘텐츠 연구 및 기업 산학프로그램 운영, K-컬처 분야 발전 방안 협력 및 문화예술·콘텐츠 생태계 강화 등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MZ세대 에술인이 체감할 수 있을 만한 지원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경력 2년 미만 신진예술인의 예술계 안착을 돕는 ‘창작준비금 지원사업’과 ‘청년예술인 생애 첫 지원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예비예술인이 처음으로 예술계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돕는 ‘예비예술인 현장 역량 및 예술생태계 강화 지원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겠다는 게 문체부의 계획이다.

K-컬처 해외 진출을 위한 가장 큰 디딤돌은 청년 인재 양성에 있을 것이다. 문체부 또한 이 같은 인식 아래 MZ세대 예술인 지원 정책을 내놨다. 다만 일각에선 청년 인재 양성책에 대한 예산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문체부는 K-컬처 지원 예산으로 8,957억원을 책정한 바 있다. 콘텐츠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단 취지였는데, 당시에도 전반적인 K-컬처 진흥을 위한 예산이라기엔 다소 적은 것 아니냐는 비판론이 나왔다. 3,277억원 예산으로 118개 사업이 무난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이유 중 하나다.

김도식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이 지난해 4월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기자회견장에서 문화 생태계 복원 및 문화산업 성장을 위한 국정과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예산 규모 하향 조정, K-컬처 ‘일회성’으로 끝나나

K-컬처 강화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차원에서부터 나온 공약 중 하나다. 당시 인수위는 “K-컬처를 미래 먹거리산업 신성장전략의 일환인 ‘초격차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문화 생태계 복원 및 문화산업 성장을 위한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특히 이를 위해 인수위는 향후 5년간 모태펀드와 정책보증·융자 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등 콘텐츠 정책금융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약 이행의 일환으로서 문체부 차원에서 7,9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실제로 지원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K-콘텐츠를 게임체인저로 수출 지형 변화 △2023년 관광대국 원년 △예술·K-컬처 차세대 주자 △문화로 이끄는 지역균형발전 △약자 프렌들리로 모두가 누리는 문화 △다시 뛰는 K-스포츠 등 6대 핵심 전략을 추진, 중소기업 위주 콘텐츠 산업을 위한 펀드 등 자금 조달을 확대했다. 게임산업에 다년도 제작지원 사업을 도입하고 콘솔 등 전략 플랫폼을 육성함으로써 그간 백안시하던 K-게임 산업에도 힘을 쏟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7,900억원에 달하던 예산 규모가 절반가량으로 줄면서 K-컬처 산업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사그라들었다. 예산안 규모가 줄면서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해 정책금융 지원 자체가 요원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수위 시절 공약이 사실상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진다. 방탄소년단(BTS), 오징어 게임 등으로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지긴 했으나, 전반적인 산업 역량 강화는 아직 부족한 상태다. K-컬처를 ‘초격차 산업’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선 여전히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단 의미다. K-컬처 산업이 ‘원 히트’에 그치는 일회성 산업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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